블루버드 키우기

  한동안 침엽수에 관심이 많아 율마, 원종 율마, 블루 아이스, 샌더스 블루 가문비, 은청가문비, 사이프러스 등 많은 종류들을 키웠었는데요! 위로 쭉쭉 잘 크는 침엽수들의 특성상 아파트 베란다에서 감당하기는 힘들기도 하고 생각보다 예민한 아이들도 많아서 몇 그루는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블루버드는 그리 크지 않게 토피어리 형태로 키우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예전부터 들여야지 했는데  화원에서는 작은 사이즈의 수형이 잡히지 않은 나무들이 대부분이라 선뜻 들이기가 망설여졌었습니다. 하지만 수형을 빼놓고 보더라도 블루버드의 매력은 오묘한 블루빛이 도는 색감과 마구 헝클어진 강아지의 털 같은 느낌의 잎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수형 상관없이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온라인으로 다른 나무들과 함께 나무를 구매했는데요... 요즘 온라인으로 판매되어 택배로 식물들을 받을 때 포장 상태는 정말 완벽합니다. 그에 비해서 받아본 블루버드는 정말 상태가 별로였네요.

 

 

  사진으로는 그나마 좀 나아보이는데 블루버드 유묘들의 상태가 원래 다들 이런 건지 관리되어 다듬어진 좋은 상태의 나무들만 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별로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도 포트에서 빼 보니 뿌리는 잘 발달해 있습니다. 침엽수들이 워낙 물을 좋아하는 나무들이라 배송과정에서 할 수 없이 함께 받은 다른 나무들에 비해서 상태가 안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블루버드는 분갈이 할 때 뿌리 정리를 해도 크게 몸살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분갈이하는 김에 아래쪽의 불필요한 가지들도 잘라주고 메인 가지를 중심으로 외목대로 키우기 위해 과감하게 둘로 나눴습니다. 사실 거의 밑동 부분을 세로로 반으로 찢다시피 해서 둘로 나눴네요.

 

 

  외목대 하나 양갈래 하나 두 그루의 나무가 되었어요. 둘로 갈랐는데도 저정도의 뿌리면 물만 잘 주면 큰 무리 없이 잘 자랄 것 같습니다.

보통 다른 일반적인 식물들은 과습을 이유로 물 주는 주기를 좀 길게 잡고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깊이까지 흙이 건조되었을 때 물을 주는데요, 침엽수들은 생각보다 물마름에 취약한 편입니다. 그래서 화분의 크기와 흙의 상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여름철에는 거의 매일 침엽수들의 물을 줘야 한답니다.

물론 물을 매일 주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통풍이 잘 되는 환경이 필수입니다. 통풍, 즉 바람이 부족한 상태에서 흙이 매일 젖어있는 상태가 되면 날이 따뜻해질수록 화분 주위로 날파리 같은 것들이 날아다녀 골치가 아픈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침엽수 화분들은 흙을 뒤적여 보면 지렁이 같은 뿌리파리 유충들이 발견되곤 합니다. 

  물을 말리면 안되는 침엽들의 특성상 여름만 되면 뿌리파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데요, 벌레를 잡기 위해 빅카드 같은 농약을 여러 차례 물에 희석시켜 주거나 비오킬을 이용해 그때그때 벌레들에게 직접 뿌리긴 하는데 이마저도 한 번에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애완동물이나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꺼려지는 게 사실이고요.

그나마 예방을 하기 위해서는 겉흙이 마를 때까지 조금 기다렸다가 물을 주거나 다른 식물들은 통풍을 문제로 크게 추천하지는 않지만 굵은 마사토를 화분 위에 도톰하게 복토를 해 뿌리파리가 흙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주 환기시켜주고 통풍을 위한 바람을 만들어주는 것은 필수지요.

 

 

  물을 좋아하기는 하나 과도한 찢김으로 인한 몸살을 방지하고자 뿌리사이즈에 딱 맞는 작은 화분에 배수용 난석을 넉넉하게 깔아주고 분갈이를 해 주었습니다.

한동안은 그늘에서 뿌리가 자리 잡을 때 까지 휴식을 취하면서 서서히 햇빛에 적응을 시켜나가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뿌리가 자리를 잘 잡고 새순을 잘 내기 시작하면 좀 여유있는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 줄 계획입니다.

  외목대로 수형을 잡는 것은 자라면서 분재 철사로 목대의 휨을 잡아주며 아래쪽 가지들을 정리해 주면 됩니다. 원하는 만큼의 키가 되고 목대 모양이 잡히면 이리저리 나있는 블루버드의 잎들을 순 따기 해 주면서 키우면 토피어리 형태로 풍성하고 아름답게 자랍니다.